씹막장 싸이트 알아낸 계기로, 고시원 총무썰좀 풀어봄
강북의 한 고시원에서 1년 반 정도 총무일을 한 적이 있었다.
그 고시원은 대학가라고 하기엔 애매하고, 주탁가라고 하기도 애매한 그런 위치에 있었다.
방은 60개 정도 있었는데
개강시즌에는 학생 40 + 성인 20 정도로 꽉꽉 찼었고
방학시즌엔 학생들이 쭈욱 빠지면서 20명 정도만 남는 그런 고시원이었다.
내가 말할 막장인간은 학생이 아니고
1년 내내 고시원에서 거주하는 성인들(주로 노인들) 이야기다.
일단 난 남고-남중-공대-개발자 테크를 탔던 정말 재미없는 인간이었다.
특별히 좋은 일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나쁜 일도 없는 그런 굴곡없는 평평한 인생을 살아왔었다.
그런 내가 고시원에서 일하면서 막장인간들을 만나며 느낀 충격은 상당했다.
'어떻게 사람이 저렇게 살 수 있지?'라는 생각을 들게 만드는 인간들이 많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엄청난 게으름뱅이었다.
생김새만 봐도 뭔가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는 건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일단 눈이 정말 무서웠다.
우리가 만화나 소설 등에서 자주 보는 '죽은 눈','썩은 동태눈'이란 표현 있지?
그거 실제로 본 사람 별로 없을 거라 장담한다.
실제로 보는 순간 등에 소름이 쫙 돋는다. 카메라로는 담지 못하는 무시무시한 기운이 있다.
눈은 썩은 동태눈이었고, 몸은 바짝 말랐는데 배는 엄청 나와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게 다 술배였더라.
몸이 마른 이유는 단순했다.
'귀찮아서 밥을 안 먹기 때문'
엄청난 게으름뱅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일도 안 했다.(나이는 50대 중반)
고시원 방세는 그 사람 어머니+여동생+누나가 나눠서 내 주다가
어머니가 돌아가시고는 여동생이 내 주고 있었다.
원장한테 들은 바로는 3대 독자여서 집에서 금이야 옥이야 키우다가 아버지가 쫓아냈다더라.
그래도 집안의 유일한 아들이라고 집안 여자들이 돈 갖다 바치는 그런 상황이었다.
위에 굵은 글씨로 써 놓은 '어머니가 돌아가시고'에 대한 사건이 하나 있다.
사무실에 있는데 그 사람 여동생한테 전화가 왔다.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오빠가 전화를 안 받으니 가서 확인 좀 해 달라'였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 인간은 핸드폰이 울려도 귀찮아서 안 받는 미친 놈이었다)
문 앞에 가서 노크를 하자 안에서 '어~잠깐만~'하고 10분 지났다.
또 노크하자 '알았다고~18~' 또 10분
승질내면서 문 쾅쾅대자 '아 18~옷 좀 입자!'하고 또 10분
문 열리자 꼴랑 팬티 한 장 입고 있더라. ㅡㅡ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얘기를 전해 줬다.
그러자 그 인간 입에서 나온 첫 마디가
'아~18~귀찮게~'
나한테는 엄청나게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부모님이 돌아가셨는데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게....
그리고 그 소식을 전해준 게 아침 10시 정도였는데
그 소식을 듣고서도 방에서 안 나오다가 저녁 6시쯤 돼서야 누나라는 사람이 데리러 왔다.
누나가 방에 들어간 다음 옷 다 입고 밖에 나오니 저녁 8시.....
부모님이 돌아가셨는데도 저 정도니 평소 생활이 어떨지는 말 안해도 알 것이다.
쓰레기 분리수거는 방에 모든 쓰레기 다 쌓아놨다가 한달에 한 번 오는 여동생이 모아서 치워줬다.
식사는 라면 하나 끓이는 것도 귀찮아해서 무조건 배달음식(그것도 자기 방문 앞에 직접 갖다 주는 가게만)
술약속 없으면 씻지도 않았다. 내가 본 최고기록은 3달이었다.
사람이 3달 안 씻으면 정말 하수구 썩은 내가 나더라.
지금도 그 인간만 생각하면 정말 넌더리가 난다.
성질이나 행동이 ㅈㄹ맞은 인간은 아니었지만
존재 자체만으로 주변 사람에게 혐오감을 심어줄 수 있는 사람은 내 인생에 그 사람이 유일했던 거 같다.
무슨 다큐보니까, 우울증에 병 앓는 애들이 주변 청소를 안한다고 하더라
비하하는게 아니라 진짜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