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다음달이면 38살이 됩니다...
통장에 7만원 있고 고시텔 월세 20만원도 빠듯하니 또 일용직 사무소를 찾아야 되네요..
먹고 살려면 어떻게든 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 되는데 아무런 의욕도 없고 기운이 없으니 정신적으로 밑을 알수없는 심연으로 가라앉아만 갑니다.
그동안 살아온 이야기 좀 주절거려볼까 하네요. 누구에게도 들려줄 사람이 없어요...
12년 전 대학생일때 해외취업을 목표로 집에서 돈을 빌려 캐나다 커뮤니티 스쿨에 입학해 유학을 갔었죠.
그런데 두달 만에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갑자기 돌아가시면서 집안이 급속히 무너졌기에...
모두 때려치고 한국으로 돌아와서 어머니를 붙잡고 울면서 집안일을 조금씩 수습했고
아마도 그때부터 저도 인지 못했던 우울증이 생겼던거 같습니다.
아버지... 육남매의 막내로 큰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집안이 폭삭 망했을때도
웃으면서 장사하시며 십수년간 빚도 청산해가고 집안식구들 묵묵히 뒷바라지하시던 아버지...
그런 분이 갑자기 사라지시니 돈 문제로 집안 식구들끼리도 다툼이 잦아지고 온갖 채무관계에 시달리다가
겨우 급한 불을 다 끄고나니 허무감과 우울함에 아무런 의욕이 없었습니다.
휴학과 복학을 반복하며 다니던 대학교를 겨우 졸업하고 여기저기 이력서를 냈지만
취업하고 싶은 마음도 솔직히 별로 없었어요.
그렇게 취업에 실패하고 머리는 나쁘지않다 소리들었기에 공무원시험에 뛰어들어서
3년여를 낭비하고...
결국 포기와 좌절감에 젖은 채
조그만 회사에 들어갔습니다.
매일 계속되는 야근과 주말 출근... 저는 비흡연자인데...
사무실에서 상급자 2명이 계속 흡연을 해서 폐가 아프고 머리가 아팠지만, 먹고 살려고 2년정도 다니다 몸이 너무 안좋아져서 일을 그만두고 고향에 내려갔습니다.
1년여를 농사를 조금씩 짓고 몸이 좀 나아진거 같아서
다시 경기도권으로 올라와서 취업을 해볼려고 했습니다만...
나이먹은 신입은 아무도 찾지않으니까요
일용직을 전전하며 몸 누일 공간도 부족한 고시원에서 근근히 지내고 있습니다.
아니 사실 핑계입니다...
사람 만나기가 무섭습니다..
일하기가 싫습니다..
그렇게 넘기다보니 이꼴이군요..
날씨가 추워지는데 이제 난방비가 걱정이군요..
다시 내려갈까 하지만 어머니가 걱정됩니다..
회사에 다닌다고... 잘 지낸다고 거짓말을 해버렸거든요...
1년동안 집에서 쉴때 한마디도 안하셨지만 밤마다 걱정스레 보시던 눈빛을 기억합니다..
요즘 계속 우울증이 심해져 그냥 죽어버릴까 생각하다 그건 너무 큰 불효인거 같아서...
어머니가 너무 아파하실거 같아서 못하겠네요...
인생의 목표도 목적도... 그냥 생존도 어려워진 그런 넋두리입니다...
빚 없으면 얼마든지 다시 시작가능